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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3 책 욕심 8
  2. 2009.04.01 벚꽃의 나라에서 (꽃구경 소식) 2
  3. 2009.03.31 Nokia E63 6
  4. 2009.03.15 주말 2
  5. 2009.03.14 <엄마 마중> 8

책 욕심

2009. 4. 3. 15:30 |

요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개안이라 할 정도로 평소에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 역사에 대해, 경제에 대해, 국제사회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게되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나의 무지를 순간순간 느끼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즐겨가는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항상 담아놨던건데 얼마전에 홍콩에 사시는 다른 분에게 받은 것으로, 요즘말로 '득템'했다. (이렇게 써도 되는건가.)

그 분은 모 게시판에 자신의 책 다섯권 정도를 올리시고 판매도 좋지만 되도록 교환을 선호한다고 하셔서 내가 원했던 이 책을 얻기 위해선 나도 내가 가진 책을 방출해야했다. 여기서 또 고민이 시작됐는데 홍콩에 온지 1년 남짓된 현재 시점, 우송료가 아까워서 또 1년간 한국에 좀 많이 갔기에 갈 때마다 가져오고 친구들이 필요한거 없냐 물어볼때마다 소포로 받은 것 약간..까지 약 100권을 모아 자그마한 책장 하나를 더 사서 채워놓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무지 뿌듯하고 기뻐하던 중이라 어느 책을 내놓을 것인가 잠시 고심했다. 그냥 내가 사고말지 왜 바꾼다고 했을까 후회도 하고, 정말 내가 책 욕심이 좀 있구나 싶기도 하고, 어떤 분이 나올지 살짝 궁금하기도 하고...그 책 아직 가지고 있다고 교환하자는 쪽지를 받은 후 참 많은 잡다한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고민해서 전체 리스트는 차마 드리지 못하고 큰 맘 먹고 방출하기로 한 몇 권을 적어보내고 그 중 그 분이 선택한건 <청춘표류> <새의 선물> <마법은 속삭인다> 3권으로, 교환으로 1권 받고 추가로 2권을 구입하고 싶다고 했다. 난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임에도 아쉬워서 주말에 한번 더 읽고 내 품을 떠나보내고, 그리고 그냥 책을 사지 교환은 다시는 안하기로 맘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 아마도 다음번 방출하는 시기는 홍콩을 떠날 때가 될 것 같다. 혼자 북치고 장구친 이런 과정에도 그래도 기뻤던건 그 분이 매우 기뻐하며 감사하며 받아주신 것이다. 한글로 쓰인 책이 그리웠다면서 덕분에 마음의 양식을 얻게 됐다고...하실 정도로 해외에서 한국책이 귀하긴 귀하다. 

그래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 고국에서와 같이 홍콩 도처에 깔린 영문서적 서점에서 책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A군의 경우도 역시 침사초이에 일본 서점이 있어서 (토마토북스라는 이름의 서점이다.) 해외에서도 책 냄새를 맡고 직접 만지고 골라서 사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데 이 서점의 규모도 결코 작지 않아 더 더 부럽다. 크기로 치면 홍익문고 두 층 넓이...정도? 이대 리브로보다 약간 작은 정도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책!이 골고루 있고 게다가 중고서적 거래 코너도 따로 있다. 그가 홍콩에 온지 얼마안되서 홍콩생활 개괄에 대한 책과 광동어 교재를 여기서 샀는데 (당시 나는 잠시 여행으로 왔었다) 나도 한국에 돌아가서 교보문고와 인터넷 서점을 뒤졌는데 홍콩에 관한건 가이드북과 광동어는 80년도에 출판된 1종류의 책 뿐이었다. 토마토북스 내부엔 차 마시며 인터넷하고 잠시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어 쉬어갈 수도 있다. 그가 듣기론 코즈웨이베이에 더 큰 일본 서점이 있다고 한다. 역시 코즈웨이베이에 한국 서점이 있다는 얘기는 나도 어느 게시판에선가 봤지만 책 값이 비싸고 한류의 영향으로 cd, dvd 등이 많다는 소문도 들었다. 아마도 잘 이용되지 않는 것 같아서 찾는 책이 없거니 하고 가보지는 않았다. 

(요즘엔 잘 읽지는 않더라도)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좋아하는 A군은 책은 아끼지말고 사라고 한다. 딱히 아껴가며 사고있지는 않으니 그 말이 크게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그가 했던 어느 말보다 그 말이 내겐 감동적이었다. 지난번 일본에 갔을 때도 어머님과 같이 서점에 갔을 때 어머님도 역시 그 말씀을 하셨다. 책과 꽃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식생활에도 역시 아끼는 것 같지 않으신데..) 그의 그 말의 뿌리는 아마도 어머님이었던 것 같다. 어머님이 몇 년전 책 정리를 해서 어딘가 기부를 하셨다고 하는데 그 때 분량이 트럭 한 대 였다고 한다. 큰 손이신 어머님이 안아끼신다고 하실 정도면 정말 많이 사셨을게 짐작이 간다. 

그도 책을 좋아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책은 몇 권 안된다. 나보고 책 많아서 좋겠다고 하지만 정작 그는 읽고 버리기 때문에 항상 가지고 있는 책의 양은 비슷하다. 얼마전 한국에 갔다온 후 얼마 안된 어느 날 토마토북스에 다녀오더니 한국 관련 책을 5-6권 사왔다. (이렇게 바로바로 원하는 책을 사오는 것도 부럽다.) 북한의 생활에 대한 책도 사오고, 우리처럼 국제결혼한 커플의 이야기도 사오고, 한국문화에 대한 책도 사왔다. 읽으면서 한국은 베스트셀러가 1만부 이상이야? 일본은 100만부 이상이어야 베스트셀러 정도인데 한국사람들은 사교생활에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독서량이 일본보다는 적다고 써있네..라고 했다. 홍콩에 사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토마토북스가 없는건 이런 수요-공급원칙에 따른 것이겠거니 생각하면 아쉽지만 한국의 토마토북스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일본어를 더 공부해서 우리의 책장을 합치고 읽고 싶은 책을 바로바로 찾아 읽는게 더 빠를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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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도 벚꽃이 아름답게 폈습니다.

매년 되풀이하는 것입니다만, 이 계절은 마음이 기분이 울렁울렁 납니다.

지난 주 토요일의 밤, 도쿄의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일본정원에 유명한 벚나무를 보러 갔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고, 조금이라도 꽃구경(하나미)의 기분을 맛볼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시면 부디 벚꽃 피는 계절에 일본에 오십시오.


리쿠기엔 개요

http://teien.tokyo-park.or.jp/kr/rikugien/index.html



오늘 반가운 메일을 2통 받았다. 그 중 하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을 알리는 T 상의 메일.

예전 회사를 그만두고 이젠 다른 분야에서 일하게 됐다고 인사를 드렸음에도 계절마다 메일을 주시고 홍콩은 어떠냐는 자필로 쓴 연하장도 매년 보내주신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T 상께 감사할 따름.

(그렇지만 내가 본 외국인 중 한국어가 가장 유창하신 천하의 T상도 의태어에는 약간 서투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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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kia E63

2009. 3. 31. 17:32 |
원거리연애 시절의 메신저가 익숙해서인지, 아님 금방 심심해지는 성격들이라 그런지
근무 중에도 그와 자주 메일을 주고 받고 있다. 그의 회사는 메신저가 막혀서...

어제 오후 그에게서 온 이멜,


From:
To:
Sent: Tuesday, March 31, 2009 4:31 PM
Subject: RE: Nokia E63

Which one do you like ?

Blue or Red ??


 



그에 이어진 나의 답장,



From: 쭈 
To: A
Sent: Tuesday, March 31, 2009 4:32 PM
Subject: RE: Nokia E63



red.

demo ima tsukatteru e71 ga motto suki.

"빨강이 좋지만 지금 쓰고 있는 e71 이 더 좋아.."



또 그가 산다고 할까봐서 미리 연막을 쳤는데...



From:
To:
Sent: Tuesday, March 31, 2009 4:32 PM
Subject: RE: Nokia E63




Me too…I think red one is better than blue one.

Anyway, Finally Nokia starts to sale this model in HK……

구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무도 저지할 없습니다.

以上、事前報告まで。

 

꼭 이런 순간에는 어디서 번역기를 돌려가지곤 이상한 딱딱한 한국말을 날린다.
노키아의 e 시리즈를 모으고 있다는걸 알고 있어서 어떻게 제지해도 살거란걸 알기에 
용돈에서 깎는걸로 약속받고 샀다.

난 뭔가 수집하는거엔 관심이 없어서 잘 이해가 안가는데
수집, 게다가 전자제품을 수집하는 그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취미는 존중하는 차원에서 '일정 범위' 내로는 컨펌!하고 있고
비용은 용돈에서 차감하는걸로 원칙을 두고 있는데...
뭔가 더 좋은 방법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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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2009. 3. 15. 12:35 |

<우동>이라는 일본 사누키 지역의 우동을 소재로한 영화를 보고는 갑자기 우동이 먹고싶다며 후다닥 장을 봐서 그가 만들어온 우동.




주중엔 날씨가 흐리다가 주말엔 거짓말처럼 화창했는데 그 좋은 날씨에도 그동안 쌓인 피로로 둘 다 집에서 굴러다녔다. 최대 동선이라면 집 앞 극장에서 <드래곤볼 에볼루션>을 본 것, 그 외엔 집에서 <우동> <용의자 무로이 신지> 를 보고 또 굴러다니다가 밤참을 먹고 무한도전을 봤다. 홍콩에서도 한국에서 본 것 같이 tv로 무한도전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다행스럽다. 더불어 무릎팍도사도 보고픈데 너무 큰 욕심이려나... 

그렇게 뒹굴거리며 tv를 보다가 지치면 책읽고, 그러다 답답하면 집 앞 오락실에 가서 1시간가량 돌아다니며 논다. A군은 청소년들 옆에 나란히 앉아서 면허도 없으면서 좋다고 한손으로 핸들을 돌리며 기어 바꿔가며 운전게임을 하고 나는 장바구니를 옆에 두고 총싸움 (먼가 이름이 있긴 하던데) 에 열중한다. 

남은 시간은 거의 실신해서 잠을 자고 얼굴은 항상 부은 상태의 주말, 비루하지만 주말엔 그래도 돌아다닐 힘이 있었는데 이젠 그 체력마저 거의 바닥을 치는게...드디어 운동할 때가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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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중>

2009. 3. 14. 20:16 |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낑' 하고 안전지대로 올라섰습니다.




이내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이 차장도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 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갔습니다.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엄마 마중> 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 / 소년한길 / 2004년



이 책을 처음 만난건 2006년 서울도서전으로 기억한다. 당시엔 일 관계로 동료와 함께 코엑스에 들렀다. 중국지역 담당인 나의 북경도서전이나 일본지역 담당인 동료의 경우 도쿄도서전은 항상 빡빡한 미팅이 있어서 책을 보러다니며 즐기는 도서전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서울도서전은 미팅도 없고 좋은 책 있으면 보고오자는 생각으로 가다보니 발걸음도 가벼웠다.

출판사별로 부스가 나눠져 있어서 다니면서 아는 담당자가 있으면 인사도 하고 좋은 책 있으면 메모도 하며 돌아다니던 중에 한길사 부스에 들렀다. 한길사는 멋진 사옥만큼 책 센스도 눈에 띄어서 한권 한권 감탄을 자아냈는데 그렇게 둘러보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처음에는 소년의 캐릭터인형이 그리고 그 아래에 진열되어 있는 이 책을 보고는 동료와 오-오-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짧은 글이나 슬프지만 아름다운 감정이 압축되어 있고 그림도 한국적고 따뜻하고 아련하다. 정말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책이었다. 작가는 그..상허 이태준선생으로 1930년대 창작한 단편동화에 김동성님의 그림이 더해져 여백이 가득한 아름다운 동화가 되었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지난번 크리스마스에 어머님께 받은 동화책이 생각나서 나도 뭔가 한국적인 동화책을 선물드릴까 하며 찾다가 서가에 꽂힌 이 책을 보고는 이거다 싶어 바로 샀다. 다른 소포랑 같이 보내느라 일정상 한 줄 한 줄 번역은 못했지만 메일로 이런 내용이라고 써서 보내니 글도 그림도 감동적이라며 우셨다고 한다.

도서전에 같이 간 동료, 이제는 절친한 친구가 된 그녀와 후에 이태준선생 고택인 수연산방에서 차 한잔을 하고 근처 길상사를 둘러보고 그 후로도 산책하며 사진찍는 시간을 가졌는데, 가끔..그 시절 이런저런 일에 치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주말엔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던 그 일상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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